윤달을 갖고 있는 2024년의 2월 마지막날, 3월을 몇 분 남겨두고 연필어린이집 교사들은 퇴근을 했습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야근을 하면서 금요일에 출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지고 다진 의지에 성공한 거죠!
3월 1일이 금요일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3월 달력의 첫 검정색 숫자가 월요일이고 4일이라니, 가장 멋진 개학일이었어요.
어린이집은 1월부터 새학기 관련 오티 등 행사가 시작되고 기존 아이들 기록 포트폴리오 등 제작해 줄 건 많고, 2월에 1년 간의 업적을 보고하는 수많은 종류의 서류들이 있는데요. 어린이들은 졸업과 수료 후에도 모두 등원을 하니까, 교사는 휴가도 없이 많은 야근을 하게 돼요. 마지막주가 되면 뭐 정기를 끌어서 출근하고 있는 겁니다.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1일의 금요일 덕분에! 어느 정도 회복하고 신학기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삼일절의 정신을 언제나 숭고히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만, 날도 진정으로 잘 선택해주신 거 같아요. 매년 많이 감사했고 올해는 특히나 더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한 신학기가 어느덧 2주차에 접어들었어요. 연필어린이집은 연령 구성이 특별합니다. 두 개로 나뉘어져 있고 제가 있는 곳은 유아반이 중심, 다른 곳은 영아반이 중심이에요. 그런데 만0세는 아동대 교사 비율이 적다보니 한 교실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적어 두 어린이집에 모두 배정되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0세반, 3세반, 4-5세 반이 있어요.
0세 아가들은 많이 우는 만큼 또 웃고 잘 먹고 귀엽고, 3세는 영아였다가 유아가 되며 부모님들도 스스로도 큰 혼란을 겪고 있지만(*영아반 건물에서 옮긴 상황) 일상에서 지원되는 분야 자체가 넓어져서 신나하고 있고요. 4-5세는 작년에 같은 건물에서 지내다가 진급한 형님들로써 어린이들 안에서 달라진 위치를 느끼고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서 이 반 저 반을 다니며 모두와 함께 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의 주요 과업은 0세 아가들과 친해지기랍니다.
북적북적하게 하루가 채워져서인지 꼭 한 달은 지난 것 같아요. 새로운 선생님들도 오시고 연필 어린이집은 개원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하는 모든 것들이 다 도화지에 남겨지듯이 흔적이 그려지고, 블록이 쌓이는 과정이 하나하나 형태로 드러나요.
화이팅이 필요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변화가 기대감이 되는 시점이지만, 색다르게 특별한 것을 찾는 게 아닌 편안한 기대감을 갖고 싶고 전해주고 싶어요... 저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