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말해요💬
2023년 2월 6일. 연필어린이집 아이들 모두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 보건복지부의 법 개정과 지자체의 세부기준 심사를 거쳐 어린이집 내 어린이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없음’, 부모와 교직원은 ‘마스크 착용 권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가정들에게 전면 ‘마스크 착용 자율화’를 선언한다.
코로나가 시작된 무렵인 2020년 3월에 개원한 연필어린이집은, 서로를 처음 봤을 때부터 우리의 얼굴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모든 국민이 다 쓰는 데다가 코로나 초기에는 이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화두였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장기화되면서 마스크가 사람의 하관을 가려서 발음 등의 언어발달 지연과, 감정 인지와 표현에 따른 사회정서발달에 대한 문제가 빈번하게 언급되었다. 코로나로부터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시기에 지원받지 못하면 후에 과연 괜찮을지에 대한 의문이 불안감이 되고,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다 마스크 때문인 것 같고.. 부모의 마음은 늘 걱정이었다.
교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직시해야 했다. 언어적인 지연은 가정에서 도와주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정서적인 부분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소통 형식과 결합되어 문제가 커졌다. 나의 감정을 사실적으로 알고 표현하는 영아 수준의 능력을 유아들도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러니 그 상위 수준인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 관련된 교육들이 필요했다. 크고 작은 지원이 이어졌으며 영아들과는 마스크에 표정 스티커를 붙여서 자신의 마음을 복합적으로 표현하게 해보고, 유아들과는 감정에 대한 어휘를 익히는 놀이를 지속하며 표정 대신 문장력을 높임으로써 보완시켜주는 등의 수많은 활동을 시도했다.
챙겨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상의 아이들과의 모든 대화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얼굴 부분에 각 상황에 따른 마음의 표정을 담고자 노력했다. 눈과 눈썹뿐이니 큰 차이가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점차 세분화되고 스킬이 늘어갔다. 눈을 뜨는 크기와 각도, 깜박이는 속도와 박자, 거기에 약간의 눈썹과 목의 서포트를 받아 고갯짓까지 더하니 특히 말이 없어지는 식사 시간조차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눈빛은 반짝반짝, 서로를 부르고 대화를 나누고 그 와중에 응원이나 재촉과 같은 차이를 가진 감정도 꽤 정확하게 전달되어 이를 주고받았다.
사실 마스크를 끼지 않고 당연히 보아야 할 상대방의 얼굴을 마음껏 봐왔다면 좋았겠지만, 3년동안 써 온 마스크를 벗고 나의 온전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하게 된 지금. 더 많은 감정과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
“눈만 봐도 마음을 아는 하늘반에게 이젠 비밀은 없다!”
시선을 이해하게 된 만큼 앞으로 서로를 보다 입체적으로 보게 되겠지? 그래도 우리 지금처럼, 눈으로도 계속 말하자. 이제 볼과 코랑 입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