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띄워 보내는 연필입니다.
저희를 잊진 않으셨겠죠?🥺
2024년 마지막 연필을 보냅니다.
발행을 안 하는 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연필이 더 멋져질 수 있을지 열심히 연구해 보았어요!
2025년에는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발행일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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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보내며
안녕하세요, 필통 여러분.
벌써 연말이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일 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라는 질문이 이제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올해는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일 년이 한 달같이 지나갔다"고 말씀하시고, 또 어떤 분은 "일 년이 하루같이 지나갔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한.. 세 달 정도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연말이 되니 괜히 마음이 들뜨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초조함과 답답함이 밀려오기도 하네요. 사실 지난 월초부터는 푹 잠들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혹시 저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계신 필통 여러분도 계신가요?
항상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올 해는 12월 초에 벌어진 당황스러운 일로 어지럽게 마무리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방법으로 이 상황을 극복하고, 새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추위를 이겨내는 우리의 노력은 결국 더 나은 미래와 봄을 만들 수 있는 힘이 될꺼니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연말을 맞다 저도 제법 많은 정리를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내년도 다이어리를 새로 구매했어요. 한 장 한 장 새 다이어리를 넘기며 다가올 날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요. 새해는 역시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한 것 같아요. 잘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 잘 맞이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법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올해가 지나기 전에 작은 것들부터 정리하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집을 대청소하고 입지 않는 옷들을 정리해 팔았습니다. 정리를 마치고 나니 제 마음도 조금은 정돈된 기분이 들었어요. 이게 바로 제 나름의 연말 보내기 방식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연말을 보내고 계신가요? 여러분만의 특별한 연말 보내는 방법이 있다면 꼭 들려주세요. 어떤 방법이든 여러분에게 평온과 위로가 되는 시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여러분이 더 행복하고 평안한 날들을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올해가 어땠든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며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랄게요.
올 한 해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연필은 늘 여러분 곁에 있을게요. 새해에도 함께 걸어가요. 감사합니다. 💌
By. 크레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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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갈림길, 아주 많아지거나 맘대로 움직여져라
올해는 일생 일대의 사건으로 결혼이 이뤄진 해였어요.
7월에 결혼해서 뭔가 딱 올해의 절반은 이전처럼 부모님과, 다음의 반은 남편과 함께 살고 있죠.
어떻냐고 물으신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본다는 건 역시 행복하고 좋은 일이었어요 :) 물론 부모님도 사랑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아서 더 그럴까요? 남편과 살아온 올 해의 절반이 마치 내 남은 인생의 절반과 동일시 되는 게 있네요. 그런데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뀌니, 그에 따라 관계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기존의 것이 무너지거나 변화되기도 하는 걸 경험하고 있어요. 제 생활의 반경이 바뀌기도 했으니까요, 영향을 주는 요인은 입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꽤 오래 시간동안 반복되며 형성된 저의 인프라가 재구성되는 이 시점에서, 고민도 선택해야되는 것도 현명해져야 하는 것도 포기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있어요.
내년을 바로 앞둔 오늘. 맞이할 준비는 되어 있는데 걱정은 여전히 많습니다. 웃긴 건 이왕 걱정하고 고민할 거, 아예 이것저것 선택해볼 수 있게 내 갈림길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바라게 되네요.
사회적인 업적과 같은 큰 포부일수도 있고, 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소소한 것들일 수도 있는 내게 속한 범주는 아직 만들어가고 이루어갈 게 남았네요. 많이요.
내년에 제가, 또 우리 연필이 무엇을 선택하며 써내려 갈 지 바라봐주세요 :) 2025년 같이 시작해봐요!
By. 동글연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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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다 두고 떠나요
안녕을 묻는 것이 무의미한 2024년의 끝자락입니다. 크고 무거운 일들로 무기력해지는 앞에서 그래도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2024년을 보내야겠지요.
돌이켜보면 2024년은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족 그리고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를 절대적으로 중요시하는 사람인데, 올해 가치관의 근본이 흔들리는 일들을 겪고 나니 삶에서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것들이 다 무의미해지고 인생이 허무해졌습니다.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으로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여태 삶이란 망망대해를 잘 건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침반이 망가진 것을 알아버린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도 이 슬픔에 매몰되지 않으려, 스스로를 가엾이 여기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사실 제가 겪는 일은 아무것도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에 더 집착하며 노력했습니다. 홀 수 월에 술 마시지 않기, 횟수를 채우는 운동,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뜨개질, 식단 조절 같은 것들을요. 타고나길 탄력 회복성이 좋게 태어난 것도 있지만 지나치게 심연을 바라보다 보면 심연이 순식간에 삶을 삼켜버린다는 것을 이제는 알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제가 삶을 요리조리 꾸려보려 해도 일말의 사건들 앞에선 무기력해짐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모두가 언제 터트려도 이상하지 않을 빵빵한 풍선이 되어 서로에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서슬 퍼런 눈을 날리는 사회. 누구랄 것 없이 여유가 없는 사람들.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앞뒤 따지지 않고 그 밤, 국회로 망설임 없이 뛰어나간 시민들. 또다시 이 추운 겨울 길바닥에 앉아 책임을 묻는 응원봉의 행렬. 끌려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면서도 그 먼 길을, 춥고 외로운 길을 망설임 없이 달려온 트랙터들을 떠올리면 또 한 번 세상을 믿고 싶습니다.
글을 완성하기도 전에 그 누구도 경험하면 안 되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다시 무기력한 슬픔 앞에서 옛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은 명백히 따지고 슬픔은 슬픔대로 위로하는 상식이 당연한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글을 어떻게 하면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 짧은 하루 이틀 사이 너무나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필통 여러분들도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한 해였겠지요. 나쁜 일이랑 2024년에 죄다 두고 다가오는 2025년에는 모두가 평온하고 무탈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By. 기차 연필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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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보내며
독일어에는 "벨트슈메르츠(Weltschmerz)"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세계고(世界苦)’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이 문학적 표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그 속의 부조리함, 잔혹함으로 인해 개인이 느끼는 무기력과 슬픔,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심리적 고통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단어를 우연히 접했을 때, 지금 제 마음을 뒤덮고 있는 감정이 이것과 무척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말이나 새해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기억이 언제였는지조차 희미합니다. 그렇다고 설렘이 사라진 자리에 침울함을 바랐던 것도 아니었는데, 2024년은 유독 우리 모두를 잔인한 깊은 함정으로 밀어 넣었던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12월, 매주 토요일 연필 친구들과 광장에 나가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 함정이 얼마나 깊고 날카롭든 간에, 나와 같은 마음을 품은 이들과 함께할 때, 같은 목소리로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무력감이 조금씩 사라진다는 것을요.
한 해의 끝자락, 매서운 칼바람 같은 현실 속에서도 저는 ‘우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행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헛된 희생과 죽음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꾸게 만듭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부디,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안전하고 평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By. 연필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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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즐길 틈도 없이 많은 일이 있었던 탓일까요? 오늘이 2024년의 마지막 날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네요. 올해는 참 마음 아픈 일도, 화나는 일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해였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절망감만 드는 일들의 연속이었는데, 남태령 트랙터 시위 그리고 안국역에서 목소리를 함께 내어준 시민에 대한 감사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동덕여대 시위를 지지하는 모습에서 작고 약한 개인이 모여 연대하면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근 몇 년 간(지금도 여전히) 언론과 사회가 잘못된 곳에 스피커를 갖다 대는 통에, 이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없는 걸까?', '도리어 내가 별종인 걸까?'하는 생각이 들고 있던 차, 이런 사례들을 보며 사실 정의로운 사람들은 언제나 도처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고, 조용히 우리만의 강한 연대를 쌓아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필통 여러분들도 연속된 뉴스로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거라 짐작됩니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흔한 비유가 떠오릅니다. 현재가 칠흑같이 어두워도 우리는 곧 선명하고 밝은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희망이 사라지지 않게 서로 꼭 붙잡고 있어 보아요. 제가 보고 느낀 이 희망의 씨앗이 무사히 피어나 2025년에는 기적으로 피어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B 마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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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쓰는 우리를 소개합니다 👭
기차 연필깎이🚂 정갈하고 뾰족하게 고장 없이 연필을 깎아주던 기차 연필깎이처럼 오래 쓸래요. 동글연필💫 아이들 사이를 동그르~ 굴러다니며, 함께하는 일상을 끼적여요. 마카🗒 슥슥- 연필의 유일한 그림쟁이입니다. 작은 네모칸에 제 생각을 담아 보여드릴게요. 연필심✏ 단단함과 무름을 모두 가진 연필심처럼 유연하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그렇게 살고 싶어요. 크레파스🖍 세상을 크레파스로 다채롭게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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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unniespencil@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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